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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女)기사 - 나의 소개 및 프롤로그 (1/100회)

by marlbororain posted Jan 0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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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존. 성은 생략하고 그냥 대충 이름만으로 존이라 불러 주길 바란다.

나는 남자로 태어났다. 그러나, 어린 시절 가문의 몰락으로 "반역죄를 저지른 그레이 집안의 남자를 모두 거세하라."는 왕의 명령으로 인해 할아버지가 지은 죄지 나는 아무런 죄가 없던 7살 나이에 그레이 집안의 남자라는 이유로만으로 거세를 당했다.

그것이 잘릴 때의 고통, 그리고 후에 있을 남자로서의 자존감이 사라질 때의 정신적 고통은 말하지 않아도 남자라면 다 알 것이라 생각한다. 충격과 공포라는 말은 그럴 때 써야 적합하다.

나는 생식기를 상실했으므로 반남반녀가 된 것이다. 이제 그레이 집안의 남자들은 종족보존 및 번식은 불가능하며, 나역시 마찬가지고 말이다.

7살에 거세를 당한 후 나에게는 믿기지 않는, 아니 믿고싶지 않은 신체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우선.

가슴이 봉긋 해졌다.


아아아아아!!!



또한 코수염이 조금도 자라지 않았으며 목소리가 나릇해졌다.

중성적인 느낌이랄까. 굳이 따지면 여자 목소리에 더 가깝게 들린다.


점차 펜싱을 좋아하던 소년에서 인형놀이에 더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어제 안나의 옷을 사줬어요. 옷에 단추도 직접 바느질 해서 꼬매 주었구요.

머리를 양갈래로 빙글빙글 곱게 따고 안나를 끌어안고 어제 외출을 나갔답니다. 호호호.

안나는 7살 때 구입했던 순제 천으로 만들어진 고급인형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안나로 만들어 줄 거에요.


- 사나이 존이.



이것은 내가 12살 때 학교에 제출하기 위해 숙제로 쓴 일기 중 한 부분이다.


나는 이렇 듯 나 자신조차도 정체성에 가끔 혼란을 겪고 있다. 아마도, 몸에서 남성호르몬보다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더 왕성한 것 같다.


아아, 두통이...


친구와 싸움이 붙었을 때도 손가락을 더 잘 썼다. 11살 때 학교에서 이런 적이 있었다.


그 주근깨 금발의 뚱뚱보 야곱이 나를 놀렸다.


"거세! 거세! 젊어서 거세! 이 고자녀석아. 아랫도리는 어디에 두고 학교에 왔니?"


혈기왕성한 나는 당당하게 눈물을 흘렸다. 흑흑, 여자목소리로.

그리고 계속 놀려대고 즐거워하는 그 야곱에게 다가가서 손톱으로 획 할퀴어 주었다. 야곱은 빡돌아서 나의 볼에 싸대기를 후려쳤다. 나는 긴 금발머리를 휘날리며 털썩 쓰러졌다. 치마가 더러워졌다. 아오! 열받아. 어제 산 드레스인데.


"이 남자새끼가!"


나는 억울했다. 계집애 같다고 놀리더니 때릴 때만 이렇게 남자취급을 받다니! 이런 것을 바로 성차별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후 담임선생님이 이 사실을 알고 우리 둘을 불렀고 야곱이 나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야곱이 말했다.


"미안해. 하프 존."


나는 순간 울컥 했지만 그냥 조용히 사과를 받아 들였다.


나는 남자인가, 여자인가 그때부터 정체성에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