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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의 Sea이야기 - 제2화, 존의 마지막 여행 (완결)

by marlbororain posted Jan 0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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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새벽 1시에 찾아 온 녀석은 다름아닌 옆집 힙합 할아버지였는데 내일 날씨도 무더운데 수영이나 가자는 제안을 해 왔다.

내일은 주말이었다. ok. 싸인을 했다.


참고로 이 할아버지는 대단하신 분이다. 젊었을 때 런던역에서 노숙을 하셨으며 노숙자들 중에서는 알아주는 부호였다. 전성기 때는 어찌나 가엾던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도저히 지갑을 안 열게 만들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주말이면 일을 쉬고 힙합을 연습했는데 젊었을 때부터 해 온 비트박스 실력은 가히 노숙계에 혁명을 가져왔다. 그때 이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노숙자들은 너도나도 비트박스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런던역은 그때부터 '비트박스의 노숙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곤 했다.

그러던 이 할아버지는 나이 60에 은퇴했고 지금은 젊었을 때 구걸로 번 돈 1400억을 가지고 우리 옆에 으리으리한 대저택을 짓고 잘 살고 있다. 구걸도 인생한방이었다. 런던역에서 심장발작으로 쓰러진 어느 대부호가 이 거지 할아버지에게 도움을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이 대부호가 죽으면서 이 할아버지에게 모든 유산을 남기겠다고 한 것이었다.


뭐 어쨌든.

그리고 다음날인 지금, 오래 전에 샀던 방수되는 삼각팬티 하나를 들고 옆집 힙합 할아버지와 함께 인근 겟티스버그 해안으로 갔다. 무려 30km나 걷고 뛰고 걷고 뛰면서 갔다.

와우! 드넓은 바닷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나와 힙합 할아버지는 신나게 바닷가로 돌진했다.


"좋다! 신난다!"

"얼쑤!"


그때 멀리서 어느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들 거기서 뭐하시오? 거기는 상어가 자주 출몰합니다!"


뭐, 뭐라고!? 상어!? 이럴수가! 뻥치시네!


나와 힙합 할아버지는 개소리에 굴하지 않고 손발이 퉁퉁 불도록 물놀이를 했다.


저녁노을이 지고 있었다. 나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힙합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이제 돌아갑시다."


힙합 할아버지는 흰머리를 축 늘어뜨리고 씨익 웃더니 대답대신 비트박스로 응답했다.


"북 북 북 북, 예아-! 뿌이잉! 쉬쉬쉬쉭 체키랍~!"


돌아가자는 말이었다.


자, 이제 집으로 가자! 나와 힙합 할아버지는 육지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었다.


그때 우리의 등 뒤에서 뭔가가 촤악 하고 솟았으며, 잠시 후 내 몸뚱아리가 제멋대로 흔들리며 강력한 힘에 제압당하고 있었다. 상어였다. 나를 아가리로 덮친 것이다.


(19)


아.. 사지가 찢겨 나간다. 내 몸 속에서 잘 돌고있던 붉은 물감이 바다를 수놓는다.


의식이 희미해진다.......


이 망할놈의 상어자식! 힙합 할아버지는 놔두고 왜 나만 물어?


다음 생에 나는 고래로 태어나겠다.





힙합 할아버지는 전속력으로 육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겨 준 시가 5000억원짜리의 내 무역회사를 잃게 되어 씁쓸했다.

































































































존의 Sea이야기의 완결을 보게 되어 기쁩니다.


존은 죽었지만 2기에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