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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이야기 -1

by 현이 posted Jul 0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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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를 저어라! 조타수! 풍하를 향해서 타기 돌려! 빨리! 뭐하나! 빨리 안돌
려!”

악에 받친 듯한 목소리에 조타수는 끄응, 하는 외마디 신음소리를 내며 거
대한 타륜을 힘차게 한 바퀴 돌렸다. 펑! 펑! 수평선 너머에서 거대한 폭음
이 들리는 동시에 배 주위로 거대한 물줄기가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거대
한 물줄기에 배는 기우뚱 하기 시작했다.

“제기랄, 노예장! 더 빨리 노 안 저을 건가! 속도를 조금이라도 올리지 못하
면 네 녀석이 노를 저을 줄 알아!”

함장은 갑판 아래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고, 물론 들리지 않았겠지
만 노예장은 함장의 심정을 이미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본연의 임무에 충실
하고 있었다.

“제기랄! 여기서 빠져 죽기 싫으면 빨리 노를 저으란 말이다! 나도 살고 싶
지만 네 녀석들도 살고 싶을 거 아냐!”

노예들이 노를 젓는 갑판 아래 수면 하 공간에서는 노예들이 노를 젓다 피
로에 지치거나 혹은 배 멀미로 인해 토해놓은 토사들로 인한 냄새와 근육들
이 비명을 지르면서 빠져나오는 수분들로 인해 지독한 냄새가 펼쳐지고 있
었다.

펑! 펑!

다시 수평선 너머에서 폭발음이 들렸고, 이번에는 아까보다 배에 더 가까
운 근사치로 떨어져 내려 일순 함장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었다.
작은 배였다. 기껏해야 100여명 남짓이 탈 수 있는 작은 배 였지만, 여기에
는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 있었다. 일부러 위장을 위해 아무런 호위도 대
동하지 않고 대양으로 나왔다지만, 함장은 입술을 꽉 깨물 수 밖에 없었다.
지독한 실수였다. 4인치 포 두문을 달고 있는 이 배로는 수평선 너머에서 독
하게 쏘아대는 배를 감당 할 수 없었다. 제발, 주여. 제발, 제발, 제발. 함장
은 일평생 단 한 번도 빌지 않았던 신을 향해 속으로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
했다.

“심각한 상황인가요?”

“보면……, 공주님!”

속으로 간절히 기도하며 애꿎은 하늘을 올려다보던 함장은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다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배를 평생에
처음 타 본 공주는 멀미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와중에도 용감히 밖으로 나
와 말을 걸었던 것이다.

“위험합니다, 공주님! 안으로!”

“소리를 들어보니 안에 있으나 밖에 있으나 별 차이 없을 것 같네요. 차라
리 멀미에 도움 되는 바람을 맞고 있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요?”

“위험합…….”

펑! 펑!

순간 배 바로 옆에 물줄기가 솟아오르면서 함장과 공주는 바닷물을 뒤집
어 쓸 수밖에 없었다. 측정을 지독히도 잘하는구만. 개새끼들.  안 그래도
풍하방향이라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풍하를 뒤집어쓰고 간다는 것은 결국
전적으로 돛을 접고 노예들의 힘에 의지한다는 말이다. 이럴 경우 노예가
많고 거대한 배에 따라잡히기 쉽다. 바로 이런 경우다. 함장은 입술을 깨물
었다.

“공주님! 안으로 어서 들어가십시오! 여기서는 좋은 구경을 하실 것이 없습
니다.”

간절한 함장의 외침에 공주는 한번 함장을 보더니 무표정한 표정으로 고개
를 꺾어 함미 쪽을 바라보았다.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노예들의 거대한 비
명이 노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것 같은 느낌에 공주는 두 눈을 질끈 감았
다. 자그마한 노가 거대한 파도를 헤치면서 힘차게 물레질하고 있었다. 아
찔한 현기증. 공주는 두 눈을 떴다.

“안에 있어도 별 차이 없을 것 같아요. 마지막에는 바다를 보고 죽을래요.”

“공주님! 그런 말씀은 함부로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함장이 말을 마치자마자 순간 배가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함장님! 타기가 말을 듣지 않습니다!”

나도 알아! 갑자기 눈에 띄게 배가 우현으로 긴급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배
의 롤링이 갑자기 급격해지면서 중심을 잃은 공주는 창백한 얼굴을 한 채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고, 함장은 우현으로 재빨리 뛰어갔다. 예상대로 노
하나가 다른 노에 얽혀서 작동을 못하고 있었다. 노예까지 합쳐서 배에 승
조한 인원은 총 150여명. 50개의 노, 따라서 각 현측마다 25개의 노가 배치
되어 있지만 한 개의 노가 멈추어 버리면 그 현측의 노는 기능이 마비되고
만다. 노예장, 이 빌어먹을 새끼! 왠지, 순풍이 분다고 했어! 빌어먹을. 제기
랄, 주여! 당신 뭐하는 거야, 지금!
함장은 허공에 휘날리며 박자를 못 맞추고 있는 노를 보며 한순간에 갑판
위로 뛰어내렸다. 함교에서 일순 도약으로 뛰어내리는 함장을 보며 조타수
가 뭐라고 소리쳤지만, 함장은 그것까지 듣지 못했다. 함장이 갑판 아래 수
면 하로 내려가는 해치 앞에 서자마자 문이 벌컥 열리면서 노예장이 낑낑대
며 노예하나를 끌어내기 시작했다.

“노예장!”

함장의 외침에 노예장은 위를 슬쩍 보더니 외쳤다.

“빌어먹을 자식들아! 노 안 저을거야! 죽고 싶어! 난 죽기 실단 말이다! 니
네들 목숨이 아무리 개 버러지 같은 목숨이라도 살다보면 해 뜰 날이 있는
법이란 말이다! 노 저어, 이 개새끼들아!”

그리고 우당탕, 노예 한 명을 갑판위에 던지다시피 내려놓고 다시 아래로
기어들어갔다. 노예의 팔뚝은 근육이 터졌는지 시퍼런 피멍이 들어있었고,
움찔움찔 경련이 일어나고 있었다. 함장은 갑판 아래로 뛰어 내려가고 싶
은 심정을 억지로 참은 채 갑판요원들을 불러 노예를 치우라고 명령하고 다
시 함교로 뛰어올라갔다.
브릿지를 잡고 겨우 헉헉 숨을 몰아쉬고 있는 공주를 바라본 함장은 다시
들어가시라고 충고를 하려다가 견시를 보고 있던 수병의 외침에 침을 꼴깍
삼킬 수밖에 없었다.

“정 함미 선박 네 척 발견.  거리 2마일. 오스…….”

견시는 말을 채 잇지 못했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가운데 달려 있던 돛이
날아 가버린 것이다. 외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바다에 빠져버린 수병
은 수면위로 얼굴 한번 내밀지 못하고 배가 가르는 물살에 잠겨 버렸다. 돛
이 부러지면서 갑판아래는 엉망이 되어버렸다. 첫 번째 명중타가 나온 것이
다. 안 좋은 징조다. 제기랄. 노예장이 노를 잡았는지 어쨋는지 모르겠지만
함수의 방향을 잡혔다. 이대로, 이대로 15마일정도만 도망치며 된다. 15마
일……. 그런데 제기랄, 빌어먹게도 너무 멀잖아!
아무래도 이대로라면 1시간 안에 배가 잡힐 것 같았다. 무슨 방법 없을까,
무슨 방법 없을까!
공주는 첫 번째 명중타를 본 뒤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아니, 애초
에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긴 했지만 이제는 겁을 먹은 표정이 완연했다. 하
지만 함장은 다시 들어가라고 말하지 못했다. 어쩌면 공주가 있는 침실이
더 위험할지도 모른다! 차라리 엄폐물이 있는 함교가 훨씬 더 안전할지
도……, 어차피 따라잡히면 침실이든 함교든, 갑판이든 상관없이 전부 위험
하다. 여기엔 전투인원은 거의 타고 있지 않다. 순수 갑판요원들만, 제기랄!

“포술장! 포술장!”

브릿지에서 측거의를 들고 이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오스카 함대의 모
습와의 거리를 측정하던 포술장은 함장의 외침에 복창하고 함교로 뛰어 들
어왔다.

“제기랄, 빨리 4인치 포 전부 함미로 돌려! 빨리!”

“함장님, 4인치 포는 사정거리가 짧아서 현재 거리로는 닿지 않습니다.”

“언제부터 너 따위가 함장이 하는 말에 토를 달 수 있게 됐나! 빨리 안 움직
여!”

“넷!”

함장의 소리에 포술장은 측거의를 바닥에 던져놓다시피 내려놓고 황급히
뛰어 내려갔다. 그리고 현측에 설치되어 있는 4인치 포 두문을 갑판요원들
과 고정나사를 풀고 함미로 옮기기 시작했다. 현재 약 4노트 정도. 15마일까
지는 너무 멀다. 제기랄. 적어도 4시간 이상은 가야 할 거리란 말이다! 함장
은 해도대위에 해도를 펼쳐놓고 가장 가까운 국경과의 거리를 생각하기 시
작했다. 그리고 그때 포술장이 다시 뛰어 들어왔다.

“함장님! 포 준비됐습니다!”

“쏴!”

“네?”

“제기랄. 이젠 귀까지 먹었나? 조준 따윈 필요 없어! 그냥 쏘라고! 대포알
다 바닥 날 때까지!”







“어랍쇼?”

“무슨 일인가?”

“포 쏘는 것 같은데요?”

알타의 얼빠진 소리가 끝남과 동시에 함수 전방 1마일 지점에서 물보라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진지하게 보던 함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알타
에게 질문했다.

“저기에 4인치 포 두문……확실한가?”

“아, 잠시만요, 함장님. 음……. 네. 여기 기록된 바로는 세인트 세라 버시
스 함. 애초에 연습용 함으로 설계가 되었기에 무장이 빈약함. 4인치 포 두
문 장착. 음……, 그리고 세라 공주의 생일 선물을 기념으로 만든 배. 끝인
데요? 정말 별 볼일 없는 배네. 그런데 포를 왜 쏘는 걸까요? 설마 저걸로
거리가 닿는다고 생각한 건가?”

“속도다.”

“네?”

“뻔한 거 아닌가. 작은 배지만 저것도 엄연한 군함이다. 군함을 이끌 정도
의 실력이 되려면 저 정도 교양은 있어야지. 늦었지만 말이야.”

알타는 함장님에게 다시 질문을 하려고 했지만 오스카 함장은 이내 곧 새
로운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옆에 있던 신호수가 들고 있던 수기
대를 힘차게 흔들며 무언가를 명령했고, 오스카 함장이 타고 있는 배를 중
심으로 세척의 함선이 옆으로 산개하기 시작했다. 알타는 멍한 얼굴로 보
고 있다가, 함장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는 사랑스런 표정
으로 함장을 같이 노려보다가 한 대 맞고는 시무룩한 표정이 되었다.

“가장 가까운 육지 거리가 얼마지?”

“에, 대충 17마일 정도 됩니다. 대충 해안포 사정거리에 닿으려면 15마일정
도 남았네요. 시간은 충분합니다! 이 대로면 넉넉잡아서 1시간정도면 따라
잡을 수 있습니다. 물론 노예장이 좀 수고해야 겠지만.”

갑판 아래에 있을 노예장이 움찔거릴 정도의 말을 태연히 내뱉은 알타는
피식 웃어버렸다. 오스카 함장은 그런 알타를 보다가 다시 함수 전방을 노
려보기 시작했다. 세인트 세라호는 여전히 포를 쏘아대며 앞으로 전진하고
있었다.



-

네. 세인트 세라 버시스함의 함장이 무슨 전술을 사용하려고 한지는... 아마도 폴라리스 랩소디를 보신 분이라면 대충 눈치를 채지 않으셨을까...합니다-_-;;
안 베끼려고 했는데 요거, 괜찮은 전술 같더라구요. 우흐흐흐흐흐...




자, 그럼.. 바다이야기. 시작!


하지 않았습니다. -_-; 그냥 적어봤습니다. 일단 거창하게 바다이야기라고 붙이고 -1 이라고 턱 적어놓긴 했습니다만.. 솔직히, 이끌어나갈 자신도 없고. 군대 있으면서 필력도 다 죽어버린 것 같고...

일단 적어봤습니다. 이어질지 이어지지 않을지. 전에USB를 잃어버리고 자료를 몽땅 잃어버리는 바람에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새로 쓰기 시작했습니다만, 자료가 없어서 좀 많이 헷갈리네요. 내가 예전에 이렇게 설정했던가??;;;;

어쨋든 졸작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하하하;;


덧. 그나저나 쓸 때는... 2시간에 걸쳐 적었는데 다 읽으니 5분도 안 걸리는군요. 이렇게 슬플 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