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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1 ~ 4.

by 하연a posted May 3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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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앞에 글어 없어져서.. 혹시나 못보신 분들을위해...앞부분을 다
올리겠습니다^^;; (안보시려나..?) 아무튼.. 연재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
-1

그는 목적도 이유도 없다.
오로지 심장을 원 할뿐…….




‘윙~윙~’
주머니에 있던 전화가 울렸다.
  
“뭐야?”
  
“또 당했습니다. 그놈입니다.”
  
젠장...
  
벌서 6번째...
  
“지금 가지.”
  
  
도착한 현장은 보나마나 뻔 한 관경이겠지만 절차상 둘러보기 위해 방안으로 들어갔다.
  
역시…….
  
깨끗하게 정리되어있는 방, 그리고 침대위에 목까지 덥힌 이불.
천천히 이불을 걷어내자 아무것도 입지 않은 여자의 몸이 편하게 눕혀져 있었다.
그리고 자를 데고 자른 듯 잘 갈라져있는 오른쪽가슴.
저항한 흔적도 피가 튄 흔적도 없었다.
깨끗하게 심장만 없다.
  
“역시 깨끗하군... 다른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전의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그만하라는 손짓을 보이지 경관은 말을 멈췄다.
  
도저히 방법을 알 수가 없단 말이야... 어떻게 깨끗하게 심장만을 빼간거지?
  
‘딸랑~’
  
방울소리...?
  
“방금 방울소리 못 들었나?”
“아니요. 방울소리는 전혀...”
  
이번에도 혼자 들었나?
  
이전 사건에서도 방울소리가 들렸지만 아무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딸랑~’
  
또 다시 방울소리가 들렸다.
  
어디지? 전에는 한번만 울렸는데...
  
‘딸랑~’
  
따라오라는 건가?
  
‘딸랑~’
  
계속해서 울려 데는 방울소리를 찾아 밖으로 나왔다.
  
‘딸랑~’
  
오른쪽?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건 현장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까지 소리를 따라 왔지만 여전히 소리는 크게 들리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지?
그렇게 1시간을 걸었을까? 소리가 커진 것을 느꼈다.
놓여진지 얼마 되지 않은 듯 한 컨테이너 박스가 앞에 있었다.
  
‘딸랑~’
  
여기다!
땀이 배어 나온 손을 옷에 문질러 닦고 손잡이를 잡아 돌렸다.
  
‘끼익~’
  
약간의 마찰음이 들리면서 문이 열렸다.
안에선 어둡고 침침한 푸른 조명이 켜져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양쪽 벽에는 허름해 보이는 선반이 서있었는데 그 위에 유리병들이 잔득 서있었다.
뭐지?
두 손으로 유리병을 들어 눈 가까이로 가져왔다.
쨍그랑!
  
너무 놀란 나머지 유리병을 바닥에 떨어뜨렸고 유리병을 산산조각이 났다.
그리고 유리조각들 위에 주먹만 한 무언가가 움직였다.
  
...시...심장...?
  
잠시우 움직이던 것이 멈췄다.
  
“이런이런~ 아까운 생명이 날아가 버렸고~운?”
“누구야!”
  
어두운 조명을 등지고 누군가의 형상이 나타났지만 사람의 모습이라는 것 밖에 알 수 없었다.
  
‘쿵!’
  
뭐지?
뭔가 모를 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이런~ 또죽었잔~아? 쳇~ 아깝게 되버렸~네”
“또 죽다니 무슨소리야?”
  
그 형상이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1. 5/7]
  
5월7일? 첫 피살자가 나온 날짜였다.
옆에 있는 유리병을 보았다.
[2. 5/9], [3.5/11]....
모두 사건발생일과 일치하는 날짜였다.
그리고 그 안에는 아직 뛰고 있는 심장이 들어있었다.
  
“이게 뭐지?”
“뭐긴~ 심장이~지”
  
심장...!
  
  
  
  
‘찰칵!’
  
무슨 소리지?
고개를 돌리자 방금까지 열려있던 문이 닫혀있었다.
  
“으음~ 여기 들어온 이상 나가는 건 곤란해~에”
“당연하지 넌 살인자니까! 그것도 연쇄살인범이지!”
  
그러자 형상에서 손으로 보이는 것이 좌우로 저었다.
  
“아니야~아 난 죽이지 않았~어 그들은 분명 살아있다~구! 죽인 건 너희들이~지!”
“가슴을 가르고 심장을 가져간 건 너잖아!”
  
형상의 황당한 말에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정확히 말해서 심장을 가져간 건 나지만 그들이 죽지는 않았~어. 너도 방금 봤잖~아? 심장들은 분명히 뛰고 있었다~구!”
  
끝을 늘리는 말투에 짜증이 날 때쯤이 되자 말이 끝났다.
도대체 저게 뭐냐고! 젠장!
목소리도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아니 사람인지도 구분을 할 수 없을 정도 였다.
  
“그럼 일단 질문을 하지 넌 누구이며 왜 여기 있고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대답해!”
“우우우웅~질문은 하나씨~익”
“대답이나 해!”
“쳇~! 까칠하시기~인? 뭐 대답은 해주지~이 먼저 나는 누구인가~아? 음... 좀 어려운 문제인 것 같은데~에? 일단 그건 넘기자구~우 우훗~”
“지금 장난 하냐? 이거 봐 난 대한민국 경찰이야 경찰! 헛소리 하지 말고 똑바로 말하는 게 좋을 거야 니가 무슨 말을 하건 체포 할꺼지만 말이야”
  
목소리의 톤을 높여 위협적으로 말했다.
이정도면 말하겠지? 원래 큰소리치는 사람 앞에선 장사가 없는 법이야 우훗!
나름 잘했다는 생각에 우쭐한 기분에 가슴을 피고 당당히 형상 앞으로 다가갔다.
  
“어어~? 이봐~ 가까이 오지 말라구~우 이럼 곤란해~애 질문에 대답 안해줄꺼야~아?!”
  
일단 대답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발을 멈췄다.
  
“그래 어서 대답해봐”
  
형상은 생각을 하는 듯 손가락으로 얼굴을 매만지는 듯 한 포즈를 취했다.
  
“음! 두 번째 질문의 다~압! 왜 여기 있는가~아? 그건 말이지 지금 내가 누군가를 찾고있거드~은? 그 누군가를 찾기 전까진 계속 여기 있어야해~애 그리고 마지막 다~압! 왜 이런 일을 하고있는가~아? 뭐 그거야 그 누군가를 찾는 방법 이라고 할 수 있겠지~이?”
  
형상은 대답에 만족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허리에 손을 올리곤 어깨를 으쓱거리고 있었다.
어떻게 자기가 대답한 것에 저렇게 대만족을 할 수 있는 거야?
도무지 알 수 없는 형상에 고개를 저으며 질문을 했다.
  
“니가 찾는 그 누군가가 나타날 때 까지 계속해서 사람을 죽이겠다 이거야 그럼?”
“우우우웅~ 아까도 말했지만 난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어 그들을 죽인 건 바로 너희들이라구~우! 아 나 질문 있어~어!”
  
허리에 있던 손을 번쩍 들어 질문을 하고 싶다고 발을 동동 굴렸다.
  
“그래 해봐”
“너희들은 왜 사람이 죽으면 해부라는걸 하는거지~이? 뭐 정확히 그들은 죽은 게 아니지만 왜 가만히 놔두지 않는거야~아?”
  
뭐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가? 아니 그게 아니더라도 알텐데... 뭐하는 녀석이지?
  
“해부를 모른다 이거야? 너 어느 나라에서 온 거야?”
“질문은 내가 먼저 했다구~우!”
“알았어 알았다고 그들처럼 살해 된 사람들의 왜 죽었는지 사인을 밝히기 위해서 해부를 하는 거야”
  
형상은 이제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그것만 아니었다면 그들은 살 수 있었다구~우”
“그게 무슨 말이지?”
“그들의 심장이 여기에 와있긴 하지만 심장은 계속해서 뛰고있었지~이? 이 심장만 다시 제자리에 들어가면 그들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상태였다구~우 그런데 너희들이 그들의 몸을 갈라서 혈관과 신경들을 잘라버렸어~어 그리곤 안에 있던 장기들을 밖으로 꺼냈구~우 그래서 그들이 죽은 거야~아”
  
형상은 안됐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심장을 꺼내서 죽은 게 아니라니...
  
“어떻게...심장이...”
“그건 바로 마법에 힘이지~이 우훗~!”
  
마법...?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지? 가만 사람을 찾는다고 했지? 그건 누굴 말하는 거지?
  
“말도 안 된 다구 생각하는 거지~이? 뭐 여긴 마법사가 없긴 하더구~운? 왜 없는 진 모르겠지마~안 뭐 환경적 요인이 큰거겠지~이?”
  
멍하게 서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손을 저으면서 혼자 중얼거리고는 혼자 결론을 내려놓고 또 만족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허리에 손을 올렸다.
  
“잠깐잠깐 사람을 찾는다고 했지? 그럼 그 찾고 있는 사람만 찾는다면 이러지 않는다는 소리야?”
  
마치 귀부인이 서있는 듯한 포즈를 취하더니 고개를 까딱거렸다.
  
“그럼 그 찾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지?”
  
질문을 듣자 형상이 갑자기 똑바로 섰다. 그리곤 눈 깜짝할 사이에 눈앞에 나타났다.
그리곤 그 형상의 얼굴이 보였다.
  
아...!


-. 2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뭐, 뭐지...?
어렴풋하게 보이던 주면이 일그러져갔다.
아..토나올 것 같아... 현기증인가? 빈혈..?
점점 속이 울렁거렸고 한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봐~아? 일어나봐~아 응~? 얘가 얘가 정신을 놔버렸잖아~아? 이거 곤란한데~에?”
“뭐야 뭐야? 기절한 거야? 뭐야 뭐야 그냥 데려오랬지 언제 이 지경으로 만들어 오랬어?”
“죄송해요~오...”
  
주변이 시끄러운 것을 느꼈다.
익숙한 목소리 하나와 약간이지만 날카로운 듯 한 목소리가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목소리가 두 개였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이 상당히 시끄러웠다.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야....
점점 주위를 인식 할 수 있게 되었고 조금 눈을 뜰 수 있을 때쯤
  
“우~왝~!!! 욱! 우왝!”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속을 모두 비워 저녁에 먹었던 메뉴를 다시 확인했다.
  
“어~어? 깼어요~오! 정신 들었나봐요~오”
“정말 정말? 윽... 좀 더럽다? 니가 치워놔”
“너무해요~오! 이런 것만 저 시키시구~우! 어쩜 그러세요~오 주인니~임!!!”
“시끄러 시끄러! 말이 많아 하라면 할 것이지 계속 그럼 라냐 부른다?”
“아아아~아 하,할께요~오!!”
  
으윽... 시끄러워...
슥 입을 닦아 내고 잔득 인상을 찌푸린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하지만 주변 공기와 바닥의 서늘함을 눈보다 피부가 먼저 느꼈다.
  
“으... 추워...”
“어머 어머! 내가 깜빡 했네! 어서 난로 가져와 리냐”
“이거 치우라며요~오 전 이거 치울 테니까 주인님이 하세요~오”
“그래그래, 라냐! 난로 좀 가져다줘!”
  
여전히 주변이 시끄러운 것을 느끼며 서서히 눈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닥부터 벽 전체가 대리석으로 되어있었고 자신이 앉아있는 곳에는 오물이 잔득 묻은 호랑이 가죽이 깔려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오른쪽에는 천장에서부터 바닥까지 레이스가 드리워진 더블사이즈의 침대가 놓여있었다.
부자 집에 들어가 본 적은 없지만 엄청 잘사는 집인 것 같았다.
그리고 바로 앞에서 무언가를 치우고 있는 사람이 보였다.
베이지 색의 길게 늘어져있는 머리카락 때문에 얼굴이 자세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하야한손과 입고 있는 옷을 보니 여자인 것 같았다. 한 가지 이상한 것은 바지 모양이 요즘 여자들이 입는 바지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 이였다. 재킷과 바지가 베이지 색 보다는 조금 더 진한 갈색이었고 소매 끝과 목 주변에 하얀 레이스가 달려있었다. 세계사를 그리 잘하지는 못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유럽풍의 옷 이였다.
그 옆에 서있는 여자의 옷도 마찬가지였다. 붉은 색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허리 아래에서부터 치마 끝까지 레이스가 층층이 달려있었다. 거기다 한손에는 고급스럽게 생긴 검은 색 바탕의 하얀색의 꽃들이 그려져 있는 부채를 들고 있었다.
  
“어머 어머, 정신이 들어요?”
“으... 여기가 어디야...”
  
쿵!
후다다닥!
눈앞에 뭔가 커다란 것이 놓여졌다.
  
“어머 어머, 라냐! 살살 놔야지 하나밖에 없는데 이것마저 부셔 놓으려고 그러는 거야?”
“아, 죄송합니다. 그런데 리냐는....?”
“어머 어머, 어디 갔지? 좀 전까지 여기 치우고 있었는데?”
“왜 리냐한테 이런걸 시키는 거예요! 너무 하시잖아요! 이런 건 절 부르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아까 여자같이 보이던 앞에 있던 사람과는 다르게 살짝은 거칠어 보이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 버럭버럭 화를 내고 있었다.
아까 여자 같던 사람과는 정 반대인 것 같군... 그럼 이 사람이 남자인가?
하긴 허리까지 오는 난로를 혼자 들고 그것도 한손으로 번쩍! 들고 들어오는 것을 보면 남자인 것이 확실했다.
  
“어머 어머, 리냐가 부르지 말라구 했다구 머~ 난 분명 널 부르겠다고 했어.”
“그래두...”
“몰라 몰라, 근데 앤 어딜 간 거야?”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눈에 하얀 레이스가 침대 옆에서 떨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혹시... 저거 찾아요? ”
  
검지로 떨리는 레이스를 가리키자 두 사람은 짜기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고개를 돌리더니 끄덕거렸다.
  
“리냐 왜 거기 들어가 있는 거야?”
“으악~! 저 인간이 도와주지 않을 거면 가만히 라도 있던가! 아! 왜 저래~애? 만났을 때부터 마음에 안 든다 했더니~이! 으~! 가까이 오지 마~아!”
  
침대 옆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남자 같이 생긴 사람이 다가가려하자 얼굴까지 파랗게 질려서는 부들부들 떨었다.
  
“저기 저 여자 원래 저래요?”
“음음... 뭐 둘 사이에 사정이 있긴 하지. 그런데 라냐가 이상한가?”
  
그들을 가리키며 귀 주변을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자 드레스를 입은 여자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사정이요?”
“음음...말하자면 좀 길어.”
  
-. 3
  
화창한 여름날의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머리칼은 보는 이들이 누구든 한눈에 반하게 만들기에 충분했고 투명하리마치 하얀 피부는 마치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뽀송뽀송한 피부를 가진 아기처럼 부드러워 보였다.
그리고 손가락 위에 올라앉은 작은 새는 당연한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그가 작게 흥얼거리는 소리는 마력이라도 있는 듯 그 자리에 멈춰서 그를 돌아보게 하기에 충분한 아름다운 소리였다.
  
[아름다운 생명들아 이 손에 모여라. 나의 이 손으로 그 아름다움을 영원함으로 만들어 줄 테니...]
  
한 구절을 조용히 부르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의 주면에는 작은 새들과 다람쥐, 토끼 등 작은 동물들이 모여 있었다.
  
[집으로 들어가자. 내가 맛있는 것을 줄 테니...]
  
커다란 나무에 기대어 서있던 그가 말을 하고 집으로 걸음을 옮기자 동물들은 그의 말을 알아들은 듯 그를 따라갔고 그와 함께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거실을 지나 집의 밝은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책장 앞으로 갔다.
  
[시작...할까~아?]
  
책이 가득히 꽂혀 있는 책장에서 청색표지의 책을 반 정도 뽑아내자 책장의 오른쪽 벽이 뒤로 밀려들어갔다.
  
[가자 얘들아~아]
  
그는 다시 동물들을 끌고 어두운 문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에는 푸르스름한 조명하나와 테이블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선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서있었다.
그리고 그 선반들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리병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손위에 앉아 있던 새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마취제가 들어있는 주사기를 들어 새의 등에 주사 바늘을 찔러 넣었다.
잠시 후 새는 서서히 눈을 감으며 테이블 위로 누웠다.
  
[자~아 이제 뭐부터 시작해볼까~아? 으~음? 신선도 유지~이? 아니 심장부터~어? 그래 일단...]
  
혼자서 즐거운 듯이 중얼거리며 날이 잘 서있는 수술용 메스를 꺼내어 들고는 누워있는 새의 가슴을 갈랐다.
그리곤 스펠을 외우는 듯싶더니 새의 가슴 안에서 뛰고 있던 심장을 꺼내었다.
심장은 그의 손위에서도 여전히 뛰고 있었다.
그는 만족스럽다는 듯 그 작은 심장을 보며 미소를 짓고는 액체로 가득 차있는 작은 유리병에 그것을 넣었다.
그 심장은 유리병 안에 들어가서도 계속 뛰고 있었다.
  
[우훗~ 좋아 좋아~아 이제 봉합만 하며~언...]
  
연신 싱글벙글하며 바늘을 집어 드는 순간 새가 갑자기 몸을 뒤트는 가 싶더니 유리병 안에 있던 심장이 멈추고 새도 움직임을 멈췄다.
  
[에이...또 실패인가~아...치~잇...]
  
그는 아쉽다는 듯 새와 병 안에 들어있던 심장을 테이블 아래의 통에 떨어뜨리듯 넣었다.
그리고는 바닥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다람쥐를 집어 들었다.
  
[뭐가 잘못된 거지~이? 도무지 모르겠어~어... 신선도 유지마법이면 될 줄 알았는데~에... 그럼 역시 다른 뭔가가 필요한가~아...?]
  
그는 손에 다람쥐를 쥔 채로 한참을 중얼거리며 생각에 빠졌다.
  
-탁탁탁탁탁...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들어오는 것이 들려왔다.
하지만 생각에 빠져있는 그에게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또!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야? 이때까지 실패했으면 그만 해도 되잖아! 얼마나 죽이려고 그래?!]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린 그는 손에 있던 다람쥐를 테이블 위에 떨어뜨렸다.
  
[뭐, 뭐야~아! 놀랐잖아 라냐~아! 방금 생각나려고 했는데 머릿속에서 날아가 버렸어~어! 너때문이야~아! 뭐였지~이? 일단 마취를 하고~오... 가슴을 연 다음에~에....아! 그래~애 피! 문제는 피였어~어!]
  
그러더니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유리병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이미 뒤에 사람이 서있다는 것은 머릿속에서 지워진지 오래였다.
  
[생명을 그렇게 죽이다간 분명 벌 받게 될 거에요!]
[괜찮아~아, 괜찮아~아 벌정도야머~어 지금도 충분히 받고 살고 있다구~우]
[그게 무슨 뜻이죠?]
[그야 당연히 너....]
  
무심결에 뒤를 돌아보다가 살기가 가득한 눈과 마주쳤다.
그 살기 가득한 눈을 가진 사람은 한참을 그렇게 서 있다가 뒤로 휙 돌아서 어두운 방을 나갔다.
  
[그래도 맞는 말인거~얼]
  
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중얼거리더니 다시 테이블에 시선을 고정 시켰다.
  
[리냐~ 나왔어~ ]
  
한참이 지난 후 어두운 방의 문 앞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안에 있는 그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뭐야 뭐야! 이 루디님이 오셨는데 눈길도 안줘?? 너무하잖아! 뭐야 뭐야 또 실험해?]
[어~어 주인님 왔네~에 거의 다 완성했어 조금만 기다려봐~아]
[정말 정말? 근데 나도 좋은 소식! 찾았어! 찾았다구!]
[됐다~아!]
  
환호성을 지르며 유리병을 옆에 서있던 여자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줬다.
그 안에는 붉은 액체가 가득 들어있었고 그 액체 속에서 작은 심장이 뛰고 있었다.
잠시 후 테이블 위에 누워있던 토끼가 꿈틀거리더니 이내 테이블 위를 뛰어 다녔다.
  
[대 성공이야~아! 우후~웃 심장 컬렉션 1호~오!]
[이봐 이봐! 그만 날뛰고 이거나 봐!]
  
토끼가 뛰어 다니던 테이블 위에 돌돌 말려있던 양피지를 펼쳤다.
양피지에는 고대 문자들과 상영문자 몇 가지 그리고 작은 마법 진 하나가 그려져 있었다.
  
[오~오 드디어 찾은 거야~아? 해석으~은?]
[당연 당연했지~!]
[그럼 시작할까~아?]
[근데 근데 아까부터 은근 슬쩍 말을 놓는데?]
[아이~잉 주인님두~ 시작하시죠~오?]
  
둘은 눈을 맞추고 씩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 둘을 지켜보던 한명도 그들의 뒤를 조심스럽게 쫒아갔다.
  
-. 4


풀 한 포기도 나있지 않은 넒은 공터로 나왔다.
루디는 벽에 기대있던 지팡이를 집어 들고는 공터의 가운데로 걸어갔다.
  
[시작할까?]
[흠.... 컬렉션 1호를 쓰긴 너무 아깝긴 하지마~안.... 별 수 없지~이...]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유리병을 루디의 지팡이 앞에 조심스럽게 내려놨다.
유리병 속의 심장은 활발하게 뛰고 있었다.
잠시 유리병을 바라보던 루디는 눈을 감고 스펠을 외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들의 주변에는 하얀 빛이 펼쳐지기 시작했고 그 빛들은 마법진의 형태를 갖춰 가기 시작하더니 완벽한 마법진의 형태를 갖췄고 빛은 바닥에서 더 환하게 뿜어져 나왔다.
빛이 환해질수록 루디의 체력은 급격하게 떨어져갔다.
유리병의 심장은 빠른 속도로 뛰고 있었고 루디의 옆에 서있던 그 역시 지팡이에 손을 올리고 서있는 것조차 힘들 만큼 체력이 떨어져갔다.
잠시 후 하얀 빛은 그들의 몸을 감쌌고 더 이상 빛 속에서 그들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쿨럭! 쿨럭!]
[으... 역시 아직 이 지팡이를 쓰는 건 무리인가...?]
  
그들은 깨질 듯한 머리를 부여잡고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미간을 찡그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들의 주변에는 말라버린 풀과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무성한 나무들만이 서있었다.
  
[성공...한 건가?]
[성공했으니까 둘 다 살아있는 거죠~오!]
[야호~! 성공이야 성공~!]
  
두 사람은 서로를 부둥켜안고는 성공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풀썩-!
  
즐거워하는 두 사람 뒤에서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은 동시에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라...냐...?]
  
그곳에는 좀 전에 자신에게 생명을 죽이지 말라며 잔소리를 하던 여자가 쓰러져 있었다.
  
[라냐? 왜 여기 있는 거야? 응? 라냐! 라냐!]
[리...냐... 눈...]
[눈?]
  
그가 고개를 들자 하늘에서 눈송이가 하나씩 떨어졌다.
전에 있던 곳에선 한 번도 본적 없는 하얀 눈이 내렸다.
쓰러진 그녀가 힘겹게 손을 들어 올리자 손바닥 위에 하얀 눈송이가 떨어졌다. 하지만 그녀의 손위에 눈송이는 녹아내리지 않고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의 손위에서 녹지 않는 눈송이를 보고 놀란 그는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소, 손이 얼음이잖아! 많이 춥지? 어서 가서 몸을 녹여야겠어. 빨리 일어나봐 응? 라냐!]
  
그가 그녀를 안아들자 그녀는 서서히 고개를 저었다.
  
[리냐... 나 안 추워... 이렇게 따뜻한걸... 고마워... 네 덕에 이렇게 눈도 보고... 그 노파 말이 맞나봐... 세상이 하얗게 변하는 날, 최고의 날이 최후가 되리라... ]
  
그녀는 그의 얼굴을 보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그의 눈에 가득 고인 눈물을 닦아 내며 말했다.
  
[나 없을 때 울면 안 돼... 알지? 그럼 뽀뽀 안 해줄 거야... 알았지? 다시 볼 때까지... 울면...안...]
[라냐!]
  
그의 절규소리가 숲속에 울려 퍼졌다. 그리곤 무거운 적막이 세 사람을 짓눌렀다.
어느덧 하얀 눈도 소복이 쌓여 발목을 덮었다.
  
[이제 그만 가자 리냐. 이러다...]
[라냐... 살려낼 거야. 반드시... 살릴 수 있는 마법이 있을 거야]
[그런 건 없어! 그러니까 그냥 포기해!]
  
루디의 말을 듣지 못한 듯 그는 품에 안은 그녀를 들고 어디론가 걸어갔다.
그리고 루디는 그의 뒤를 조용히 따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