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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ller -interlude(A)- ~8~

by 투명인간 posted May 1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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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편지는..."




한 부잣집에서 난처한 소리가 오고갔다.




"죄송합니다. 물에 젖어서 읽을 수 없게 되었어요."




꽤나 시대착오적인 복장의 하녀가 말했다. 말 그대로 갈색의 메이드복을 입은 하녀였다.




하녀쪽은 완전히 고개를 숙이고 물에 젖은 편지를 내밀고 있었다. 수성으로 쓰여진 것인지 흑연으로 쓰여진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저렇게 구부러질 정도로 젖었어야 어느쪽이든 읽을 수 없을 것이다.




"...... 넘어가기로 하죠. 배관의 문제였고,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으니까요."




주인으로 보이는 소녀가 이마에 손고 고민하는 것 같더니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하녀에게 말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배수관이 갑자기 역류해서 상수도의 물이 편지를 들고오던 하녀에게 쏟아진 것이다. 일시적인 배관문제로, 오래된 집에서는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앞으로 이런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마음가짐이면 괜찮아요. 감기에 걸리면 내일 일에 지장이 있으니 빨리 갈아입기를 권합니다."




빨간머리의 하녀는 꾸벅 인사하더니 로비를 지나 어두운 복도로 사라졌다. 주인인 소녀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꽤나 호화로운 저택이었다. 현관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식당과 주방이 나오기 전에 먼저 거실이 있었다. 거실에는 크림색의 커버가 덮인 쇼파가 네 개 정도 있었다. 그 쇼파들은 사각형의 탁자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대형의 창문을 통해 큰 고목과 그 좌우에 있는 은행나무와 단풍나무가 한 눈에 들어왔다. 또 탁자와 약간 떨어진 곳의 천장에는 사람크기만한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었다. 저런 것이 붙을 정도면 천장은 얼마나 단단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큰 샹들리에였다.




1층은 로비의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발목까지 잠기는 빨간색 융단이 있는 것은 둘째치고, 천장은 2층 높이에 있었다. 현관문의 정면에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의 높이만큼 커다란 시계가 있었고, 바닥은 유리처럼 광택이 나는 대리석이었다. 그럼에도 타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이 바닥의 모형대로 주문제작한 물건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2층은 은은한 촛불이 길을 밝히고 있었다. 촛대같은 외형에 꼬마전구가 불빛을 대신하고 있어서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면 꼭 중세시대에 촛대를 사용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복도였다. 하지만 오래된 집의 문제인 것인지, 모퉁이 너머에서는 전혀 불빛이 나오고 있지 않았다. 아마 밤에는 칠흑처럼 어두울 것이다.




2층의 오른쪽 동관 세번째 방이 이 저택의 주인이 사용하는 방이었다. 방에 들어온 주인은 나무로 된 책상에 앉아서 잠시 오늘 있었던 일을 회상했다. 그렇다고 해도 매일마다 하는 일이기에 거부감은 없었다.




약 4시 30분 정도에 일어나서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새벽에 아침식사를 했다. 적은 양의 소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오늘도 어김없이 일식을 하기 원했지만, 최근 체중이 2kg정도 감소했다는 것을 하녀가 알려왔었다. 대체 자신도 모르는 일을 어떻게 타인이 알고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었지만, 하녀는 이미 스테이크를 들고오는 중이었다. 그대로 버린다는 것도 심한 낭비이고 실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크와 나이프를 들었었다.




그 후 약 2시간 정도 계산기와 서류를 놓고 씨름하고 있었다. 아직 연말정산까지는 꽤 남아있었지만, 연말정산 하루 전의 사장처럼 근심이 가득했다. 탁자의 반대편에 앉은 사람이 보면 쌓인 장부에 가려져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장부가 있었다. 보통이라면 컴퓨터로 끝내는 것이 효율적이건만, 이 집에는 컴퓨터를 비롯해서 놀이에 사용할 수 있을만한 물건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아마 있다고 해봐야 지금처럼 매일같이 200회 이상 눌러져서 버튼에 적혀있던 숫자마저 지워진 낡은 공학용 계산기 정도일 것이다. '놀이 = 죄'라는 공식이 성립된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철저하게 재미와는 동떨어진 집안이었다.




그리고 약 20분 정도를 걸어 학교에 도착했다. 음악과목의 평가가 있었지만 착실히 준비한 덕분에 몇 달 전처럼 평균을 갉아먹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악기든 좋으니까 연주를 할 수 있으면 좋다, 라는 것이었는데 고등학교 수준에서 '왕벌의 비행'정도를 완주했으니 상대평가라고 해도 절대 뒤질리가 없었다. 아무리 깎으려 해도 실수한 부분이 없어서야 깎을 부분이 없었다. 물론 좀 더 쉬운 곡도 있었지만, 저번 시험때에는 대충했다가 B+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 정도면 객관적으로 보아도 나쁘지 않은 점수였겠지만, 자존심이 강한 본인에게는 당치도 않은 점수인 듯 했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다가 잘 알고있던 선배를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어딘가를 급하게 가고있었지만, 그 곳이 변두리의 사창가라는 점이 꽤나 걸렸었다. 쫓아가서 어디를 가는 길인지 묻자 집에 빨리 가기위해 지름길로 가고있다는 답을 받았었다. 하지만 그 곳으로 간다는 것이 학교에 알려지기라도 하면 정학정도로 끝날 일은 아니었다. 뭐라 충고를 해줄까 하다가 후배가 충고하는 것을 듣는다는 것도 사람에 따라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 있으니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집에서 약 30분 정도 다시 장부와 씨름을 하다가 오늘 오기로 되어있던 다른 회사의 사장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운송업체가 바뀌는 탓에 약 2일 정도 납품하는데에 오차가 생길 수 있으니 양해해달라는 이야기였다. 문제될 부분은 약간 있었지만 그룹으로 보아서는 끝 말단에 있는 한 공장에 있을 일이었다. 다른 공장에서 남은 물품는 항상 버려지거나 재활용하고 있었기에 이번달에는 물품을 납품이 늦어지는 공장에 집중시키면 될 일이었다. 계획을 말하자 납품업체의 사장은 다행이라는 듯 감사를 표했다. 결국 남는 부품을 운송하는 운송비용은 배상받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다.




꽤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유야 어쨌든 납품을 위해 돌아가는 업체에서 납품이 늦어지는 일인 것이다. 보통의 경우 다른 납품업체를 찾는 것이 대부분이고, 이 경우 납품업체는 신뢰를 잃어버려 대부분의 일자리가 끊기는 것이 보통이었다.




약 30분 정도 더 이야기를 나누다가 사장은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하면서 자신보다 약 20살은 어린 소녀에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갔다.




그리고 학교의 예습을 했으며, 두 개의 과외중에서 마지막에 있던 바이올린의 교습까지 끝나자 약 1시간 정도 눈을 붙였다. 밤의 수면시간으로 보면 하루에 약 5시간 남짓이었다. 초기에는 학교 수업시간의 절반을 '졸았'지만, 이제는 요령이 생겨서 예체능 수업시간에 눈을 뜨고 '자고'있었다. 문제는 그 수면이 다음 주요과목까지 이어져서 준비를 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것도 점점 줄어들어서 학교에서는 거의 수면을 취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어있었다. 또한 낮이 긴 여름에는 대략 8시 정도에 노을이 졌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보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을지 몰라도, 노을을 정말 싫어했다. 붉은색의 이미지가 싫은 것인지, 아니면 낮이 끝난다는 것에 거부감이 드는 것인지는 몰랐으나 노을을 보고있으면 잡히는 것마다 모두 다 부수고 싶을 정도로 화가 치밀어올라서 그 동안 자는 것을 택했다. 물론 겨울에도 마찬가지로 노을이 지기 시작하면 약 1시간 정도 자는 것이 일상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다시 장부와 씨름을 하고 있었다. 숙제는 그날 학교에서 끝내는 편이었고 조사하는 숙제가 있다면 친구에게 돈을 쥐어주고 대신 하게 하는 편이었다. 대부분 조사하는 숙제는 그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하면 더 효율이 높았고, 무엇보다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단(컴퓨터)이 없었다. 도서관에 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렇게 되면 밤을 새야 할 정도로 효율이 나빴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의 귀에 들어가면 정학을 받을 일이지만 친구를 돈으로 매수한다는 방법을 쓰는 것이다.




잠시 오늘의 일을 생각한다는 것이 잠이 들었었던 모양이었다. 눈을 뜨자 산뜻한 빨간색의 하녀가 책상에 컵받침과 홍차가 든 컵을 내려놓고 있었다.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깬 것은 아닐 것이다. 몇 년이나 보아왔지만 이 하녀가 어떤일을 하면서 말 이외의 소리를 낸 적은 없었다. 기껏해야 옷이 스치는 소리 정도였지만 의식을 집중하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몇 번인가 이렇게 깨워졌지만, 어떤 방법을 썼는지는 의문이었다. 아마 바라보는 것 정도가 아닐까, 하고 추측하지만 다른 사람보다 깊이 잠드는 편인 주인이 그 정도로 깨어날 이유가 없었다.




시간은 11시 30분. 늦은 시간이지만 머리는 꽤나 맑았다. 장부에 손을 뻗어 일을 계속하려는 순간 컵 이외에 하얀 봉투가 옆에 있음을 알고 이상하게 생각해 읽기로 했다.




다시 생각하는 것이지만 정말 재주가 많은 하녀였다. 그 정도로 푹 젖은 편지를 어떻게인가 복구시켜 놓았다. 필체까지 완벽히 똑같아서 종이를 다린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순간 뒷면을 보자 맨 아래쪽에 연필로 하녀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주인은 잠시 생각하다가 깊게 생각하지 않고 답장을 쓰기로 하고 만년필을 집어 A4용지를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어쩔까?"




"언제나처럼 간단하게 가자, 언니."




둘은 서로를 바라보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부싯돌이 마찰하는 소리가 들리고 불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어두운 곳에서 환한 불빛이 쥐불놀이를 하듯 원을 그리며 시계방향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쥐불놀이를 위해 타오르던 깡통은 창에 덧대어진 판자 사이에 명중해 유리를 깨고 방바닥에 부딫치며 파열했다.




노리는 곳은 나가노현 북서쪽에 있는 허름한 2층집. 주인들마다 한 명도 빼놓지 않고 의문사를 했고, 단 한 명의 주인은 실종되어 있었다. 그 실종된 사람의 명의로 되어있는 집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실종된 사람의 집 치고는 너무 깨끗했다. 가족도 친척도 하나 없는 사람이었다. 친구라고 해도 열쇠를 맡길 정도로 인간관계를 깊이하지는 않는 편이었다. 후두염이 있었고, 아마 그것으로 죽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실상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주인은 오래전에 살점하나 남기지 않고 타 죽었다.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데다가 돈을 빌리고 있다는 것을 무기삼아서 채권자에게 갚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기까지 했다. 보통의 사회라면 재판으로 이어졌겠지만, 뒷골목에서는 보통 즉결처분이다. 성대를 완전히 부숴놓고 용광로에 한 번만 푹 담궜다가 꺼내면 깔끔하게 처리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어지간히 큰 곳이 아니라면 용광로까지는 가지 않았겠지만, 재수없어도 이렇게 재수없을 수가 있을까. 일본에서 가장 큰 조직에서 돈을 빌려놓고 갚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이 곳은 주인없는 집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주된 용도는 인신매매를 위한 중간거래처. 말이 거래처지 실상은 그저 20명 정도를 싸잡아다 감금시키는 것이다. 말이 좋아 감금이지, 그 안에 갇힌 사람들은 앉지도 못한다. 이렇게 더운 여름날에는 자살하거나 기온이 너무 높아져서 질식사하는 사람이 특히 심하므로 사용되지 않고, 오늘처럼 돈 없는 조직들의 말단이 잠시 머무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집의 창은 철저하게 막혀있었다. 나무판자 정도라면 어떻게 해보겠지만, 닿으면 자동차 배터리의 전류가 흘러서 까맣게 구워진다. 물론 대형 절단기로 끊는 것도 가능하지만, 판자 뒤쪽에 있는 전선까지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무식하게 돌파한다고 하면 감전사. 거기에 전선은 미군기지에서 쓰이는 전선과 같은 전선이었고, 대략 여섯개가 감겨있었다. 이론상이라면 냉장고 하나를 버틸 정도의 탄력이었다.




공격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역시 돈을 갚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보수를 지불하지 않은 것이지만, 채무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집에서 탈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 집에 1층에 석유를 채워넣은 유리병에 불을 붙여서 던졌다. 안에서는 불이 타오르고 있고, 밖에서는 짧은 검을 든 사람이 둘. 약간이라도 마를 다룰 수 없다면 혀를 깨물고 넘어져서 쇼크사하는 것이 더 인간다운 죽음일 것이다. 소방차는 기대할 수 없었다. 헬기가 있다고 해도 이런일로 엉덩이가 무거운 공무원들이 새벽에 달려온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고, 차가 들어오기에는 길이 너무 좁았다. 거기에 이미 슬럼화가 너무 심해져서 관청에서도 포기단계에 이른 곳이었다. 하루에 평균 여섯이 죽어나가는 동네였다. 도둑이나 강간정도는 코웃음도 나오지 않을 정도의 동네에 구조대가 걸어서 온다는 것도 넌센스이고, 후에 현장조사를 억지로 오게 될 형사들도 야쿠자들이나 사창가를 찔러 용돈벌이에 급급할 것이다.




안에서는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 반면에 사이좋은 자매는 언제쯤 문이 열릴지 내기를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동생은 2분 안에 열린다는 쪽에 걸었고, 언니는 2분 넘어서 열린다는 쪽에 걸었다.




[덜컹]




자매들의 미소가 약간 변질되어서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바뀌었다. 초시계에 걸려있는 시간은 120초 00분. 동생이 달려나오던 사내의 등에 검을 찔러넣고 깜빡이며 시간이 다되었음을 알리는 초시계를 노려보았다.




"......."




말이 없었다. 난감하기도 했지만 20만엔이 걸려있던 내기였다. 시세가 급격히 낮아져서 20만엔이면 보통사람이 의뢰를 네 번은 할 수 있을 돈이었고, 20만엔이면 나가노 시내의 고급 뷔페에서 두 명이 먹을 수 있었고, 20만엔이면 하루 종일 놀아도 돈을 절약하기 좋아하는 동생이 하룻동안 다 쓴 적이 없는 돈이었고, 20만엔이면 돈 씀씀이가 해픈 언니의 통장잔고의 절반이었다. 둘 다 서로를 바라보며 양보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 때 이미 안에 있던 11명 중에서 다섯명은 질식사하고 있었다. 거기에 한 명은 나와서 칼에 찔려 죽었으니까 반 이상이 죽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은 옷을 입은 자매는 불을 지른 집의 기둥이 무너지고 있는 집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언제나 그랬다는 듯 내기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럼 무효?"




동생이 왼손으로 심장을 관통당해 죽어있는 남자의 시체를 안으로 던져넣으면서 말했다. 근육은 없었지만 손은 굳은살이 빼곡히 박혀있었다. 아마 달궈진 프라이펜을 몇 초 동안 잡고있어도 지장은 없을 정도의 두께였다.




"에-이. 그럼 재미없는데."




언니는 담배에 불을 붙이면서 말했다. 하늘을 잠시 바라보다가 연기를 뿜으면서 눈동자만을 굴려 집을 바라보았다. 날씨는 달이 보일 정도니까 좋은 것 같았지만 공해때문인지 별은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생각이 났는지 동생을 바라보며 담배를 타고있는 집 안으로 던졌다.




"안에서 두 명 이상이 튀어나온다, 라는 것으로 어때?"




"둘?"




"하나는 왠지 확실하게 나올 것 같으니까, 지금부터 둘이면 스릴있지 않아?"




동생이 끄덕여서 내기를 받아들였다. 두 자매는 다시 눈을 빛내며 캠프파이어를 하는 아이들처럼 집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내기는 거기까지."




두 자매가 뒤쪽에서 하는 말을 듣고 미소를 지우지 않으며 돌아섰다. 아마 내기가 이어졌다면 언니쪽이 한 숨을 쉬며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방금 지붕이 무너졌기 때문에 살아있더라도 모두 깔려 죽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동생은 따뜻하다고 좋아하며 손을 비비며 통장잔고를 계산하기 시작했겠지만, 분명히 언니에게 다시 '무기한 무이자'로 전액을 빌려줄 것이다.




동네 아이들도 구경하지 않는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를 구경하기위해 온 사람치고는 너무 복장이 단정했다. 검은색 양복을 쫙 빼입고, 대략 20명 정도가 품속에 오른손을 넣고 있었다. 그것을 본 자매들은 아직 엷게 웃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들이 무슨짓을 했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것 처럼 천진난만한 웃음이었다. 아마 사과절임이라도 한 손에 들고 웃으며 먹고있다면 정말 무고하게 생각되겠지만, 불행하게도 손에 들고있는 것은 암광처리가 잘 된 짧은 검이였다.




"지금 내 동생들을 죽였다고 보아도 무방합니까, 사신?"




남자는 이마에 핏대를 세우고 분을 못 삭이는 듯이 말했다. 뭔가를 꾹 눌러서 억지로 압박해놓는 것 같은 느낌이 어투에 나타날 정도로 심각하게 화가 나 있었다.




"우와-. 쪼잔해. 겨우 열 댓명 죽였다고 머리가 움직이는거야?




사신인 동생쪽이 빈정거리며 말했다. 얼굴에는 아직 천진난만한 웃음이 걸려있었다. 남자는 실성한 것 처럼 목 뒤편으로 웃더니 싸늘하게 노려보며 주머니에서 총을 꺼냈다.




"뭐랄까, 썩어도 준치인가? 티끌의 반도 안 되는 집단이지만 총 정도는 어떻게 구했나보네."




언니쪽은 왼손으로 어딘가에 연결된 고리를 빙빙 돌리고 있었다. 오른손에는 동생처럼 짧은 검이 들려있었다. 왼손에서 작은 원을 그리며 회전하는 것은 비수였다. 길이 약 5cm의 짧은 비수지만 미간이나 관자놀이, 목을 공격하면 일격으로 사망시키는데에 무리는 없을 것이다. 물론 현재 도쿄에서 위장천을 머리까지 덮어쓰고 덥다고 중얼거리는 잠입가처럼 대기와 공명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구멍은 뚫려있지 않았다.




[탕]




대답대신 납탄이 사신의 머리로 날아갔다. 미간을 향해 정확히 날아간 납탄은 뭔지 모를 벽에 막혀있었다.




"흥이 깨졌는데. 아무리 이런 동네라고 해도 소음기도 쓰지 않는거야?"




"......"




맨 앞에 선 두목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반동도 있었다. 소리도 울렸다. 화약이 튀었고, 눈에 약간 들어가서 통증을 유발하고 있었다. 노란색의 탄피도 구르다가 구두에 닿아서 멈추는 것으로 분명히 발사되었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됐어. 경찰이 오기 전에 끝내자."




사신이 차가운 시선으로 정장을 입은 사람들을 노려보았다. 그 등 뒤로 하얀색 페인트를 칠한 벌처럼 흰색의 점과 같이 미세한 무언가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5초 후에는




"크륵."




기도와 성대, 폐에 구멍이 나서 비명조차 제대로 내지 못한 한 사람을 마지막으로 사신이 노려보았던 사람은 모두 사람이었던 물체로 변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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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부부터는 최대한 밝은 분위기로 갈 것 같습니다.

너무 길어진다고 생각해서 후반부를 싹뚝해버리고 중반부만 남겼습니다.

...... 별로, 그게... 애착이 없어졌달까, 다들 관심이 없으니까 군중심리로 재미없다고 생각한달까.

아. 쉼터에 있는 글은 무시해주세요.

친구집에서 술먹고 주절거렸던 것 뿐이에요[구석]
* 현이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5-19 22:55)